주말마다 남편이랑 산책하러 자주 나갔었는데 겨울이 되고부터는 춥고 주말에는 조금 쉬자라고 해서 집에만 있었었다.
평일 낮에 원래 1시간씩 산책을 하지만 한 3일 정도는 비가 와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있었다. 환기도 안 해서 몸이 얼마나 찌뿌둥하던지 오랜만에 일요일 산책 가자고 제안을 했다.
전날인 토요일. 남편은 곗날이어서 나갔다가 12시가 다되어 들어왔다. 나는 거실에 전기장판 위에서 영화 「이프온리」를 보고 있다가 남편이 들어오는 걸보고 영화 뒷부분은 또 같이 봤다.
오랜만에 감동적인 영화를 봐서 그런지 나중에 영화 「노트북」도 같이 보자고 말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노트북 영화는 나의 최애 영화로 포스터만 잠시 봐도 뭉클한 영화다. 아직 남편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니...!! 명작 중 명작.. 꼭 같이 봐야지.
이 날따라 잠이 안와서 혼자 계속 뒤척이다 거의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일요일 아침 9시가 다되어서 깨서 씻고 바로 나갈 준비를 했다. 아점은 간단하게 동네에 있는 마녀김밥에서 먹자고 말해둔 상태.
회사에서 자주 시켜먹던 마녀김밥인데 로제 떡볶이가 기가 막히는 집이다. 원래 로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저건 거의 중독에 가까운 맛이랄까?ㅋㅋ
둘이서 로제 떡볶이 하나, 김밥 한 줄, 라면 하나를 먹었는데 정말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양이 예전 만치 못하다.
밥도 든든히 먹고 구미로 출발. 남편 회사 바로 앞에 있는 동락공원에 걸으러 가기로 했다. 1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
그러고 보니 동락공원 좋았는데 사진 한장을 찍어두지 않았네. 참 감성도 없어ㅎㅎ 공원 주차장에 차를 두고 한 바퀴 걸으니까 1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에 동락공원 동물농장도 작게 마련되어 있어서 토끼, 닭, 꿩, 공작새들도 보았다. 사람들한테 많이 길들여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우리가 다가가니까 먹이라도 던져 달라는 듯이 우르르 우리 쪽으로 몰려왔다.
하지만 팻말에 동물에게 과자를 주지 마십시오 라고 되어있어서 눈으로 구경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 차 새차 도와주고 집 도착. 바로 거실 전기장판에 또 누워 TV를 켰다. 요즘 하는 드라마인 것 같은데 이하늬가 나오는 「밤에 피는 꽃」을 보면서 꾸벅꾸벅 졸다가 봤다가를 반복.
둘 다 거실에 누워 등 따뜻하게 지지며 꾸벅 졸았다가 저녁때가 되었다. 저녁은 카레랑 카레 떡볶이, 돈가스랑 먹었는데 정말 배부르게 먹고
참, 저녁 먹으면서 전참시에 최강희 편을 봤는데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 힐링이 되는듯 했다.
연기 활동을 2년정도 쉬면서 본인에게 무엇이 맞는지 알기 위해 설거지 알바도 하고, 청소 알바, 영상 편집 학원 이것저것 많이 해봤다고 하는데 본인 마음이 너무 편했다면서. 무슨 기분인지 알 것만 같았다.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줄 알고 걱정해주더라면서 웃던데 정작 본인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생활고는 아니라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최강희 배우의 하루는 새벽 일찍부터 운동하고, 밥 잘 먹고 라디오 DJ도 요번에 맡아서 진행도 하고, 청소 알바도 하고 바빠 보였지만 정말 행복해 보였다.
청소는 송은이 집 청소를 해주던데 얼마나 꼼꼼하던지 청소 도구까지 본인이 다 들고 가서 장작 4시간 동안이나 남의 집 청소를 행복한 얼굴로 하는 걸 보고.. TV 앞에 있던 나도 같이 행복했다. 이건 영상으로 모두가 보았으면..ㅎㅎ
계속 엉뚱하고 실수도 하고 깜빡 깜빡하는 모습이 본인은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그냥 마냥 해맑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건 본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전참시를 다보고 저녁 설거지를 하고 씻고 주말을 마무리 지었다. 산책을 다녀와서 그런지 저녁에 얼마나 잘 잤는지. 역시 바깥공기를 마신 날은 잠의 깊이가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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